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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외반증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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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차

2박 3일 입원이라 오늘 퇴원하기로 한 날!!

하루 더 있을까 하다가 병원이나 집이나 비슷할 것 같아서 퇴원하기로 했다

간호사분이 퇴원은 물리치료 다 받고 수납하면 대충 12시쯤이라고 말씀해주셨다

아침밥 나오기 전에 머리를 감고 집에 가는 게 낫겠다고 생각해서 6시 30분쯤

일찍 일어나 머리 감는 방에 갔는데 방하나에 미용실 의자 하나 덜렁있었다

엄마가 머리를 감겨줬는데 아주 개운했다

 

돌아와서 병실에서 아침밥을 먹고

마지막날 아침밥!! 고기를 더 줬으면 좋았을 것 같은데 ㅠㅠ

 

이게 무통주사였는데 간호사분이 풍선 같은 부분이 끝나면 다 맞은 거라고 했다

이게 2일 차 저녁 무통주사 상태이고 3일 차가 되어 아침에 일어나니 풍선이 없어진 거 보니 다 맞은 듯했다

주삿바늘 있는 쪽 보니 피가 살짝 역류했다 

무통주사

 

3일 차의 발 상태는 사실 그닥 좋은 느낌은 아니었다

2일 차보다 발이 무거웠고 압박감이 있어서 힘들었어서 진통제를 맞으려고 했는데

링거를 연결해놓은 주삿바늘을 전부 제거해서 엉덩이 주사만 가능하다고 해서 

민망하지만 하는 수 없이 엉덩이 주사를 맞았다

엉덩이 주사를 맞았을 때로부터 이 글을 쓰는 시점은 7일 정도 지났는데

아직도 그 부분의 근육들이 뭉쳐져 있어서 누르면 아프다🥲

 

오늘 물리치료를 받기가 너무 싫었다 

입원기간 동안 오늘이 발이 젤 아픈 거 같아서 발가락을 꺾으면 더 많이 고통스러울 것 같아서

받기 싫었는데 병원비에 다 포함된 금액이니까 또 안 받을 수도 없고 ㅠㅠ 

불안함으로 두근거리면서 물리치료시간을 기다리던 와중에 

어김없이 간호사분들이 소독을 해주시러 오셨는데 퇴원하면 소독을 직접 해야 한다고 하셔서

순서 안 까먹으려고 소독해주시는 영상을 찍는데 영상 찍는데 순서부터 방법까지 하나하나

정말 친절하게 알려주셔서 감사했다

 

 

소독을 마치고 대망의 물리치료시간이 왔다!!!!ㅠㅠㅠㅠ

진짜 도망치고 싶었다 흑흑 ㅠㅠㅠ어김없이 휠체어 타고 물리치료실에 도착했다

오늘 물리치료해주시는 분이 어제와 다르다!!

인사를 하고 오늘 발가락 꺾어요?? 또 물어봤다 ㅋㅋ 그랬더니 웃으시면서

아뇨?? 수술한 지 얼마나 되었다고 발가락을 꺾어요 안돼요!! 하셔서

진짜 너무너무 마음이 편안해졌다 

그리고 동시에 그 물리치료사분이 천사로 보였다 🤣🤣

그럼 언제 꺾는 거냐 꺾긴 꺾는 거냐 여쭤보니 아마 퇴원 후 4주 차일 때 경과보고 꺾을 것 같다고

말씀하시면서 집에서 엄지발가락을 제외한 나머지 발가락을 앞뒤로 움직이면서 마사지해주는 게 좋다고

종아리도 폼롤러로 풀어주면 좋다고 하셨다

 

오늘도 어제랑 똑같이 레이저 치료, 냉각 치료, 발뒤꿈치 마사지를 받았다

물리치료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어제 치료해주셨던 분보다 연차가 높으신 느낌?

모는 게 능숙한 느낌이라 훨씬 편안했던 거 같다 ㅋㅋㅋ

그러면서 퇴원 후 주의사항을 말씀해주셨는데 일정기간이 지나면 다들 답답해가지고 

조금이라도 밖을 돌아다니고 그러는데 안 그러는 게 좋다, 잘못해서 사고 나면

철심이 튀어나오거나 수술부위가 잘못되어서 재수술하러 오시는 분들도 종종 계신다라고 말씀해주셔 가지고

상상만 해도 끔찍해서 이때 되도록이면 밖에 나가지 말아야겠다 다짐을 했다 

4주 동안 못 나가는 것 때문에 우울감 오시는 분이 많다고 그랬다

나는 평소에도 집 밖을 잘 안 나가고 방을 좋아해서 안 우울할 것 같긴 했다

 

그리고 수면마취 썰도 들었는데 수면마취에 깰 때쯤 욕하는 건 기본이고

술 달라고 하시는 분들도 간혹 있다고 했다 ㅋㅋㅋ 대단...

 

물리치료 끝나고 와서 옷 갈아입고 수납하고 동생하고 아빠 도착해서 

차 타고 집가려는데 샤로수길에 맛있는 마라탕 집 있다고 해서 그거 테이크 아웃하고 

집에 와서 점심에 먹었다 

진짜 집 너무 오랜만이지만 병원이 휴가 같고 좋았기 때문에 현실에 돌아온 느낌이었다 ㅠㅠ(아쉽)

이날은 최대한 소파에 누워서 발을 심장보다 높게 올리려고 노력했던 거 같다

 

집에 와서 무엇보다 좋았던 건 동생을 수족으로 부릴 수 있어서 넘 좋았다🥳

수족이 2명으로 늘어나서 엄마한테 미안함이 덜했고 까칠한 동생이 나에게 잘해주니

매우 좋았다ㅋㅋㅋㅋㅋ

집에서는 특수신발 없이 화장실 갈 수 있어서 편하긴 했는데 그만큼 좀 불안한 느낌이 있어서 

계속 아슬아슬한 느낌이었던 거 같다

 

저녁쯤에 보내준 Xray사진 

너무 신기하다 이런 거 보면 참 인간 별거 없다는 생각도 동시에 든다 

생로병사의 비밀에서 수술하는 과정을 보면 의사분들에 의해 장기 같은 것도 적출되기도 하고

새로운 인공장기를 넣기도 하는 과정들이 좀 다른 관점에서 보면 인간이 재창조되는 느낌이다

뚝딱뚝딱 새로 만들어진 나의 발을 보면서 똑같은 생각이 들었다 ㅋㅋㅋ

 

다음에는 퇴원 후 후기 가져올게요!! 뿅💖